오늘(20일) 범어사 천왕문 앞에서 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새해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사천왕재를 봉행했다.

범어사 일주문을 지나 보이는 천왕문, 이곳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는 전각이다. 산문 중 두 번째 천왕문을 통과하는 것은 단순히 길을 지나는 것이 아닌, 부처님 전에 나아가기 전 마음속 잡념을 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각자의 염원을 담아 기도와 축원을 올리는 사람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스님)에서는 매년 12월 보름이 되면 스님과 시민 등 불자들이 모여 기도와 축원을 올리며 한 해의 발원을 다짐하고 있다. 아울러 사천왕재는 2010년 화재로 소실된 후 복원된 범어사 천왕문에서 도량의 안전을 기원하는 뜻도 담겨 있다.

범어사 사중 스님들과 재가 불자 등 500여 명이 동참해 사천왕재를 봉행했다.

저녁예불이 끝나고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과, 부주지 범산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이 참석했다. 사부대중은 천수경 독송을 시작으로 기도와 축원을 이어갔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달처럼 맑은 덕성을 갖춰 중생을 교화하는 것은 월광보살이고, 태양처럼 빛나는 지혜와 덕을 갖춰 중생을 구제하는 것은 일광보살이다. 월광보살과 일광보살은 각자 가지고 있는 원력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진다. 결국 선도 악도 스스로 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스님

또한 스님은 불자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죄를 짓거나,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한 사람은 사천왕을 보면 가슴이 철렁할 것이다. 사천왕을 대할 때 변함없이 당당하고 조금도 굴함이 없는 그런 해를 맞이해, 몸과 마음이 청정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대중들은 경내 공양간인 상후원과 하후원으로 이동해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에게 공양을 올리며 한 차례 더 기도를 올렸다.

범어사는 동참 대중들을 위해 준비한 떡국을 나누며 회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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