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스님)에서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범어사3.1운동에 대해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20일 범어사 설법전에서 명지대 박철규 교수와 경성대 배진영 교수의 발표를 통해 한국 불교계가 3.1운동에 기여한 영향과 범어사 명정학교(현 금정중)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항일운동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이번 세미나의 가장 큰 화두는 부산지역의 3.1운동의 시작이었다.

제일 먼저 발표에 나선 명지대 박철규 교수는 “1919년 3월 1일 자국의 독립을 외치며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3.1운동이 지방으로 확산되는데 가장 큰 역할은 한 곳은 바로 불교계”라며 “당시 범어사 명정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30명의 행동 결사대가 조직되고, 이들은 수천 장의 독립선언서를 등사하고 수천 개의 태극기를 제작해 3월 7일 동래 장날 3.1운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와 같은 주장과 관련해 만세운동 전개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며 조선일군헌병대사령부 자료를 예시로 들며, 당시 범어사나 통도사 등이 소재돼 있는 지역의 3.1운동 상황에 3월 7일에 대한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김화선 사무총장

이에 토론자로 나선 부산교직원불자연합회 김화선 사무총장은 “참고 문헌에 보면 1946년에 발표한 ‘김법린의 3.1운동과 불교 신천지’ 논문에 김법린 선생이 직접 증언을 했다. 또 1964년에 기술한 ‘동래읍 기미만세 사건 대한불교지’에도 3월 7일이라고 기록돼 있다.”며 “그 이후에 많은 연구자들도 이 부분을 인용해 3월 7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부산의 관련된 기록들은 대부분 명정학교 대표였던 김한기의 증언에 의해 발간됐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박철규, 배진영 교수와 좌장 강대민 교수 등은 증언에 의해 입각한 정보가 있으나, 학문이라는 건 각자의 견해가 있는 것이기에 충분한 사료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의견이 오간 가운데, 3.1운동이 지방으로 확산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종교계는 불교라는 것에는 뜻을 모았다.

범어사 주지, 부산불교연합회 회장 경선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승가에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상을 내리지 말라는 뜻이 있어 역사적으로 기록들이 매우 부족하다.”며 “이번 토론을 통해 그동안 숨어 있던 3.1운동의 정신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 밝혀진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한편 범어사는 세미나 외에도 100년 전 범어사와 명정학교 지방학림 모습 등을 담은 특별사진전과 100주년 기념행사를 전개한다. 사진전은 오는 27일부터 5일간 1호선 범어사 역사 내에서 무료로 진행되며, 기념행사는 다음달 7일 금정중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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